로블록스, 숏폼 영상 앱 출시… 크리에이터 수익 확대 나서

2025-09-15     최영호 기자

로블록스(Roblox)가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숏폼 영상 기능과 크리에이터 수익 구조 개선을 발표하며, 게임을 넘어 콘텐츠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로블록스 모먼츠(Roblox Moments)’는 유저들이 게임 플레이 장면을 촬영, 편집, 공유할 수 있는 전용 비디오 앱이다. 현재 베타 테스트 중이며, 틱톡(TikTok)과 유튜브 쇼츠(YouTube Shorts)처럼 짧은 형식의 콘텐츠 소비에 맞춰 설계됐다. 그동안 로블록스에서 제작된 사용자 생성 콘텐츠는 외부 플랫폼에서 주로 소비됐는데, 이번 기능은 이러한 트래픽을 자사 생태계 안으로 흡수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함께 발표된 또 하나의 변화는 로블록스 내 가상 화폐인 로벅스(Robux)의 현금 환전 수익률 인상이다. 로벅스는 게임 내 아이템이나 콘텐츠 구매에 사용되는 통화로, 개발자는 로벅스로 얻은 수익을 실제 화폐로 환전할 수 있다. 이번 인상으로 크리에이터들이 얻는 환전 수익이 약 8.5% 늘어나며, 플랫폼 내 창작 활동 유지를 위한 재정적 유인이 강화됐다.

데이비드 바수츠키(David Baszucki) 로블록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한 해 동안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전체 수익이 1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1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게임도 100개가 넘는다고 밝혔다. 로블록스는 개발자들이 의미 있는 수익 기반의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재 로블록스는 하루 평균 1억 1,18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게임을 넘어 소셜 기능, 전자상거래, 광고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 초에는 구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신규 광고 포맷을 실험하며 광고 사업 확대도 본격화하고 있다.

숏폼 영상 기능은 이러한 확장의 연장선에 있다. 사용자들이 단순 소비자에서 콘텐츠 제작자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플랫폼 내 몰입도를 높이고, 외부 플랫폼에 의존하던 콘텐츠 유통 구조를 내부화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 틱톡, 유튜브, 트위치(Twitch) 등과의 경쟁 속에서 자체 콘텐츠 유통 채널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읽힌다.

이번 발표는 브랜드와 광고 업계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모먼츠 앱은 게임 속 브랜드 경험이 영상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공유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으며, 이미 로블록스 내에서 활동 중인 브랜드들에게는 콘텐츠 확산 채널로 기능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와 협업을 통해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새로운 형태의 크리에이터 기반 콘텐츠 마케팅으로 확장될 여지가 크다.

또한 수익 구조 개선은 전문화된 개발팀의 등장과 콘텐츠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로블록스 생태계는 이미 팀 단위 개발과 수익 기반 운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크리에이티브 산업의 하나의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바수츠키 CEO는 로블록스가 단순한 게임 플랫폼을 넘어, 창작자와 브랜드, 사용자 모두가 연결되는 하나의 생태계로 진화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기능과 정책 변화는 게임, 소셜미디어, 그리고 크리에이터 경제가 교차하는 새로운 플랫폼 모델을 향한 로블록스의 전략을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