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일상이자 나의 언어예요” 유혜송이 말하는 나다운 콘텐츠와 영향력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 유혜송. 그에게 축구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을 이루는 하나의 언어가 되었다. N잡러로 활동 중인 그는 축구 크리에이터를 시작으로 스포츠 브랜드 모델, 라이브 커머스 진행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수백 벌의 유니폼을 수집하고, 직접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전하는 ‘찐 축덕’다운 열정은 그의 모든 활동 속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번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에서 만난 유혜송은 축구가 자신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를 진솔한 목소리로 들려주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부산에 살고 있는 N잡러 유혜송입니다. 현재 축구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브랜드 모델과 라이브 커머스 진행자로도 저를 만나보실 수 있어요.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를 처음 방문하셨는데요, 소감이 어떠셨나요?
매년 부산에서 열리는 마케팅 광고제 소식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요, 직접 방문해보니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광고들의 탄생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AI가 광고 업계에서는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알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수많은 스포츠 중 축구를 좋아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사는 동네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경기장이었던 아시아드 경기장과 가까운 곳이에요. 그때 온 동네가 축제 분위기였고, 그 열기가 제게 축구에 대한 첫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저는 언니와 여동생이 있는 집안에서 자라서 남자 형제가 없었는데요. 아버지가 스포츠를 좋아하셨음에도 같이 즐길 아들이 없다는 얘기를 듣는 게 속상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아버지와 함께 스포츠를 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많아졌고, 주말이면 아버지를 따라 운동장을 오가며 공과 친해지게 됐어요.
가장 좋아하는 팀은 어디인가요? 또 그 팀을 좋아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해외 축구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 건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주장 완장을 달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였어요. 2010-2011 시즌쯤이었죠.. 그때는 특정 팀을 응원하기보다는 엄마 몰래 늦은 밤 경기를 보는 게 즐거웠어요ㅎㅎ
그러다 2016년 여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맞붙은 경기를 봤어요.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했죠. 그날 경기 후 제 옷장 속 레알 유니폼이 유난히 특별하게 느껴졌고, 그 순간 ‘내가 이 팀을 좋아하는구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후로는 항상 레알 마드리드를 가장 좋아하는 팀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주말 밤이면 해외 축구 경기를 챙겨보고, 낮에는 직접 K리그 경기장을 찾기도 해요. 지역을 옮겨 다니며 일을 하다 보니, 일정에 맞춰 가까운 경기장을 자연스럽게 방문하게 되더라고요. 처음 스스로 찾아간 경기장이 수원삼성의 홈구장 ‘빅버드’라서, 지금도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고향 팀인 부산 아이파크도 꾸준히 응원하고 있고요. 두 팀 모두 현재 K리그2에서 승격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어서 더 애틋한 마음이 듭니다. 부산 아이파크 홈경기를 다녀온 콘텐츠를 개인 인스타그램에 자주 올렸는데, 그 덕분에 2023시즌과 2024시즌에는 아이파크 유니폼 모델로도 활동할 수 있었어요.
유니폼 수집도 즐기신다고 들었는데요, 그중 가장 아끼는 유니폼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제가 갖고 있는 유니폼이 300장 정도 되는데요. 이 중 하나만 고르긴 정말 어렵지만, 그중에서도 희소성과 소장 가치 면에서 손이 가장 자주 가는 유니폼이 있어요. 바로 대한민국 대표팀이 입었던 1996-1998 시즌 유니폼이에요.
황선홍, 홍명보, 서정원 선수 등 지금은 지도자로 활동 중인 레전드들이 입었던 유니폼이에요. 약 30년이 지난 지금 봐도 디자인이 참 멋스럽습니다. 태극 문양을 연상시키는 ‘물결 패턴’이 특징이라 축구 팬들 사이에선 ‘물결 유니폼’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죠.
특히 1997년 한일전, 일명 ‘도쿄 대첩’ 당시 이 유니폼을 입고 한국이 승리했을 때, 고 송재익 캐스터님의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는 명언도 함께 남아 더욱 기억에 남는 유니폼이에요. 그 당시엔 아직 대한축구협회의 앰블럼이 없어어요. 그래서 왼쪽 가슴에 금박 자수로 둘러싸인 태극기가 들어가 있는데, 이 디테일도 제가 좋아하는 포인트입니다.
모델이자 인플루언서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나다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꾸며진 모습보다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는 모습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게 다가간다면, 그게 진짜 영향력이라고 생각해요.
혜송님께서 생각하시는 모델/인플루언서로서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외적으로는 ‘자연스러움’이 저의 강점이에요. 꾸며진 이미지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걸 선호하거든요.
내적으로는 ‘풍부한 아이디어’입니다.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다 보면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게 되는데요, 저는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주어진 제품을 제 팔로워들이 더 잘 받아들일 수 있게, 재미있고 효과적인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걸 즐깁니다.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특별한 순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작년 파리 올림픽은 한국 축구가 40년 만에 본선 진출에 실패한 대회였어요. 저는 한국 축구가 당연히 올림픽에 나갈 거라 믿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파리행을 준비했어요. 결과는 예상 밖이었고, 결국 한국 축구 없이 올림픽을 맞이하게 됐어요.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기 때문에 파리행은 강행했지만, 크리에이터로서 정체성을 잃은 것 같아 마음 한편이 무겁고, 슬럼프도 찾아왔어요. 돌아가면 활동을 접어야겠다고까지 생각했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파리에서 정말 예상치 못한 인연을 만났어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스포츠 스타가 저를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건네시더라고요. 제 콘텐츠를 참고하고 있다는 말씀까지 듣게 됐고요. 그 순간, 제가 지금까지 해온 활동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건, 제 마음이 어느새 다시 회복됐다는 뜻이겠죠?ㅎㅎ
축구 외에 도전해보고 싶은 새로운 분야가 있으신가요?
저를 오래 지켜봐주신 분들은 대부분 20~30대 남성분들인데요, 요즘은 남성들도 외모와 스타일에 관심이 많잖아요. 그래서 맨즈 뷰티와 패션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요즘 광고업계가 여러모로 쉽지 않은데요, 광고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광고는 단순히 대상을 알리는 걸 넘어, 하나의 작품이자 세상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결과물은 또 다른 사람에게 분명한 영감이 됩니다. 당신은 저의 뮤즈입니다.
유혜송 축구 크리에이터, 스포츠 모델, 라이브 커머스 진행자
- 2023, 2024 부산 아이파크 유니폼 모델
- 인스타그램 @u_ssong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