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설렘 때문에 나는 계속 무대에 섭니다” 힙합 댄서 미니
힙합 댄서 미니는 입시를 준비하던 학생이었지만, 대구 거리에서 마주한 한 번의 프리스타일 무대가 모든 방향을 바꿔 놓았다. 무대는 곧 학교가 되었고, 2012년 댄스얼라이브 힙합 국가대표, Juste Debout 한국 대표 선발전 우승 등 세계 무대를 지나 지금의 미니가 만들어졌다. 왜 아직도 무대에 서느냐는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말한다. “설렌다. 그래서 계속 춤춘다.” 결과보다는 감각을, 완성보다는 순간을 택하며, 미니는 오늘도 춤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핑크를 좋아하는 힙합 댄서 미니라고 합니다!
2012년 댄스얼라이브 힙합 국가대표, 2013 Juste Debout 한국 대표 선발전 우승, 2015 The Selection 싱가포르 대회 우승 등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오셨는데요. ‘댄서 미니’의 시작은 언제였나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학창 시절 무용 입시를 준비했었어요. 그런데 고3 때 우연히 길을 지나가다 ‘대구춤판’이라는 스트릿 버스킹을 보게 됐어요. 무용에도 매력이 있었지만, 음악에 몸을 맡겨 자유롭게 프리스타일을 추는 댄서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죠. 그래서 준비하던 무용 입시도 그만두고, 대학도 포기하고 과감하게 힙합을 시작하게 됐어요.
오랜 시간 댄서로서 정상의 자리를 지켜오셨는데요. 여전히 무대에 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말 수많은 무대를 서봤는데, 왜 계속 무대에 오르려고 할까 생각해보면 아마 ‘설렘’인 것 같아요. 예전엔 배틀 예선 전에 너무 긴장해서 손도 떨리고 예민해지고 울렁거림도 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설레고 행복해요. 댄스씬 안에서 내 춤을 봐줄 심사위원이 있고, 평가해줄 댄서들이 있고, 내가 잘했든 못했든 내 춤을 지켜봐줄 관객이 있다는 그 자체가 너무 행복해요. 항상 설렘을 느낄 수 있는 이 직업이야말로 나에겐 최고의 행복인 것 같아요.
그리고 예술에는 끝이 없고 정답도 오답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고, 지금도 꾸준히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나는 ‘현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힘들었던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의 삶을 춤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경력이나 결과보다도, 지금 이 순간을 단단히 채워가며 자연스럽게 미래를 맞이하고 싶어요.
춤을 통해 가장 중요하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나이를 먹으면서 계속 바뀌는 대답 중 하나인데, 지금은 ‘feeling(느낌)’인 것 같아요. 노래를 부르는 가수, 연기하는 배우도 진심으로 느끼고 그 감정을 표현하잖아요. 우리는 음악에 맞춰 몸으로 표현하는 댄서니까, 춤보다 음악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음악을 온몸으로 느끼고, 그걸 춤으로 표현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청각으로 듣는 걸 시각으로 가장 자연스럽게 바꾸고, 그걸 통해 감동을 느끼게 해주는 것. 그게 내가 춤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예요.
지금까지의 무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행복했던 무대들은 다 기억에 남아요. 많은 관객 앞에서 춤출 수 있는 모든 무대는 항상 나에게 행복한 순간이에요.
오히려 후회됐던 무대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왜냐면 그때의 내 마인드, 내 춤, 모든 것들을 돌아보면서 다시는 반복하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더 돌아보게 되거든요.
요즘 힙합 댄스씬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요즘 힙합씬을 보면 다들 너무 잘해요. 영 제네레이션 댄서들이 정말 잘하더라구요. 그 친구들이 곧 트렌드가 아닐까 싶어요.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나 스스로도 많이 반성하게 돼요. 트렌드를 단어로 표현하자면 ‘과감함, 도전, 패기’ 이런 도전적인 마음인 것 같아요.
SNS로 대중과 소통하시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요즘 올리는 것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려는 것 같아요. 댄서니까 춤추는 순간들을 주로 남기죠. 사실 내 춤도 매번 마음에 드는 건 아니에요. 예전에는 "이건 별로야" 하고 안 올리거나, 비교하다가 올렸다 지우고… 스스로를 부정하곤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순간조차 ‘나’라고 생각해요. 모든 순간과 과정도 나 자신이니까, 사랑해주려고 해요. 남에게 인정받으려고만 하지 않고, 나 스스로 위한 기록이라고 생각해요. SNS도 그런 삶의 일부를 남기는 공간인 것 같아요.
미니님이 생각하는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란 어떤 사람인가요?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글, 영상, 사진 같은 콘텐츠가 누군가에겐 힘이 될 수도 있고, 응원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경력과 결과도 영향력일 수 있지만, 나는 그 크리에이터를 보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고,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움직이게 만드는 사람! 하나의 움직임이 더 큰 움직임을 만들잖아요. 그게 진짜 영향력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분야나 협업하고 싶은 브랜드는?
사실 모든 브랜드가 탐나요 (웃음). 평소 자주 입는 건 노매뉴얼, 아디다스, MLB 같은 힙합 베이스의 스트리트 웨어예요. 많은 의류 브랜드와 협업해보고 싶어요.
무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조언 부탁드립니다.
요즘 SNS가 너무 잘 돼 있어서 타인의 삶을 쉽게 볼 수 있잖아요. 그러다 보면 자꾸 자신을 작게 느끼게 돼요. 비교하지 않았으면 해요. 나 자신도 충분히 소중하고 멋진 존재인데, 비교하면 자존감도 자신감도 떨어져요. 내가 내 춤을 사랑해주지 않으면, 남도 내 춤을 사랑스럽게 봐줄 수 없어요. 내가 살아온 과정, 그걸 응원해주는 가족, 동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남을 보는 시간보다 나를 돌보는 시간에 더 투자했으면 좋겠어요.
미니 댄서
주요 경력
- 댄스얼라이브 힙합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 (2012년)
- Juste debout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 (2013년)
- 싱가포르에서 열린 The selection이라는 힙합 대회 우승 (2015년)
- FEEDBACK DANCE SESSION 준우승 (2022년)
-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2 출연 (2023년)
SNS
- 인스타그램 @dancer_mini
- 유튜브 @핑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