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M&A, 2025년 다시 활기…산업 재편 본격화

2025-11-17     최영호 기자

전 세계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이 2025년 들어 인수합병(M&A)을 중심으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급성장한 이 시장은 2024년 거래량이 전년 대비 68.4% 급감하며 주춤했지만, 올해 들어 대형 광고회사와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거래가 빠르게 재개되는 양상이다.

쿼터마스트 어드바이저스(Quartermast Advisors)가 최근 발표한 ‘2025 인플루언서 마케팅 M&A 리포트’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총 189건의 인수합병 가운데 에이전시가 전체의 57.1%를 차지했다.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25.9%, 마켓플레이스는 16.9%였다.

보고서는 “거래 규모와 빈도는 2023년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5년 들어 기술력과 확장성을 갖춘 기업 중심으로 다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퍼블리시스 그룹(Publicis Groupe)은 2024년 7월, AI 기반 인플루언서 마케팅 회사 인플루언셜(Influential)을 최대 3억8천만 달러에 인수하며 업계 최대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어 2025년 5월에는 SaaS 플랫폼 캡티베이트(Captiv8)를 1억7천5백만 달러에 인수하며 테크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WPP는 이미 빌리지 마케팅(Village Marketing), 고트(Goat), 오비어슬리(Obviously) 등을 인수하며 이 시장에 일찌감치 진입했다. 가장 활발한 인수자는 아이지아(IZEA)로, 2015년 이후 여섯 건의 인수를 기록했고, 런치메트릭스(Launchmetrics)는 다섯 건으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전체 거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인수 대상 기준으로 북미는 44.4%, 유럽은 39.7%였으며, 인수 주체 기준으로도 북미가 46.6%, 유럽이 41.8%로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전체 거래의 43.9%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그 뒤를 영국(10.2%), 프랑스(9.1%), 독일(4.8%) 등이 이었다.

SaaS와 마켓플레이스 기업은 여전히 프리미엄 평가를 받고 있다. SaaS 기업은 연간 반복 매출(ARR) 기준으로 4.5~7.4배(중간값 6.7배)에 평가됐으며, 마켓플레이스 기업은 EBITDA(세전영업이익) 기준으로 10~27.3배(중간값 15.0배)를 기록했다. 에이전시는 4.8~9.1배 수준(중간값 6.1배)이었다.

기술 기반 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스프라우트 소셜(Sprout Social)은 2023년 8월, 인플루언서 마케팅 툴 태거(Tagger)를 1억4천4백만 달러에 인수하며 크리에이터 기능을 자사 제품군에 통합했다. 커머스 플랫폼 레이터(Later)는 2025년 1월, 메이블리(Mavely)를 2억5천만 달러에 인수하며 소셜 커머스 확장에 나섰다.

쿼터마스트 어드바이저스의 창립자 제임스 크리치(James Creech)는 “올해는 2023년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2024년 대비 M&A 거래가 크게 증가했다”며 “연말까지도 추가적인 거래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유망 인수 후보로는 에이전시 부문에서 바이럴 네이션(Viral Nation), 링키아(LINQIA), 펄스 애드버타이징(Pulse Advertising), 빌리언 달러 보이(Billion Dollar Boy) 등이, SaaS 플랫폼 부문에서는 그린(GRIN), 크리에이터아이큐(CreatorIQ), 어스파이어(Aspire), 트래커(Traackr), 업플루언스(Upfluence) 등이 거론됐다. 이들은 빠른 성장세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주요 기업들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유의미한 수익 구조와 성장성을 갖춘 기업이 최우선 인수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이제 브랜드와 플랫폼 간의 연결을 넘어 광고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