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은 제 삶의 언어이자 숨입니다” 스트릿 댄서 베이비슬릭
29년째 춤으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스트릿 댄서 베이비슬릭. 그녀에게 춤은 직업을 넘어 삶을 표현하는 언어이자 숨에 가까운 존재다. 음악이 들리면 자연스럽게 몸이 반응하던 어린 시절부터, 공연·교육·심사·해외 무대까지. 베이비슬릭의 인생에는 언제나 춤의 흐름과 진심이 깊게 자리해 왔다. 그녀의 무대에는 화려함보다 삶의 결과 철학이 담담하게 드러난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29년째 댄서로 활동하고 있는 베이비슬릭(BABYSLEEK), 본명 김지영입니다. 스트릿 댄스가 지금처럼 주목받기 전부터 오롯이 춤 하나로 제 길을 걸어왔고, 현재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공연, 배틀 & 퍼포먼스 심사, 해외 워크숍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베이비슬릭’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SLEEK’은 매끄럽고 흐름이 좋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들이 제 춤을 보고 “정말 흐름이 좋다”는 말을 자주 해줬고, 그 말이 자연스럽게 제 이름이 되었죠. 저는 춤뿐만 아니라 제 인생의 흐름도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이어지길 바라며 이 이름을 선택했어요.
“흐름처럼, 춤처럼 살아간다.” 제 인생은 늘 춤과 함께 흘러왔습니다. 멈춤 없이, 숨처럼 자연스럽게요. 저에게 춤은 직업을 넘어 삶을 표현하는 언어이자 숨 같은 존재예요. 지금은 단순한 댄서네임이 아니라, 저를 상징하는 철학이자 삶의 방향이 되었습니다.
춤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음악이 들리면 몸이 먼저 반응했어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춤을 추고 있더라고요. 15살 때 본격적으로 춤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그 순간 느꼈던 “이건 나의 길이다”라는 확신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 이후로 다른 길을 고민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춤은 제 인생을 이끌어온 가장 큰 원동력이고, 저를 지탱해주는 중심이자 동시에 해방시켜주는 유일한 언어예요.
오랜 시간 댄서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2025년 여름, 독일에서 열린 ‘랜덤 서클(Random Circle)’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을 때가 잊히지 않아요. 전 세계에서 모인 댄서들이 힙합 문화와 음악, 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고, 그 열기와 교류의 에너지가 너무 순수하고 뜨거웠습니다. 그 자리에서 다시 깨달았어요.
“춤은 결국 사람을 잇는 언어다.” 그 공간엔 경쟁보다 ‘존중’이, 기술보다 ‘진심’이 있었어요. 그날의 공기와 감정, 사람들의 에너지는 아직도 제 안에서 선명하게 살아 있습니다. 제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 같은 순간이었어요.
본인만의 춤 스타일이나 퍼포먼스 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요?
저는 제 춤을 ‘흐름’과 ‘음악’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춤은 결국 음악의 시각화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음악이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기되, 그 안에 제 감정과 해석을 담습니다. 무엇보다 ‘멋있어 보이기 위한 춤’이 아니라 ‘진심이 느껴지는 춤’을 추고 싶어요. 그게 제 춤의 핵심이자 철학입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2> 출연 당시 느꼈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을까요?
그 프로그램은 저에게 ‘도전’이자 ‘성장’이었어요. 오랜 시간 무대에서 활동해왔지만, 방송이라는 플랫폼에서 제 춤과 철학을 보여주는 건 또 다른 경험이더라고요. 경쟁 속에서도 서로를 존중하며 각자의 세계를 펼쳐 보인 댄서들의 에너지가 인상 깊었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라, 인생의 중요한 성장 기록으로 남아 있어요.
예술가로서의 성장은 결국 낯선 곳에 자신을 내던지는 용기라고 생각해요. 그때의 경험은 제 예술 세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교육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학생들과의 약속’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요. 시간, 감정, 신뢰, 모든 건 약속에서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춤을 가르친다는 건 단순한 동작 전달이 아니라, 사람의 감정과 에너지를 일깨우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늘 진심으로 대합니다. 학생들에게 “춤은 인생과 같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흐름을 믿고, 자신을 믿고, 끝까지 움직이라고요.
모델이자 인플루언서로서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 가장 큰 강점은 결국 ‘춤’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무대에서 춤출 때 저는 가장 솔직하고 자유롭고, 그 에너지가 그대로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것 같아요. 화려한 말보다 몸으로 이야기하는 사람, 그게 저의 정체성이에요.
평소 인상 깊었던 광고나 좋아하는 광고가 있다면요?
저는 음악과 움직임이 하나의 메시지로 녹아든 작업들을 좋아해요. 보여지는 아름다움보다 그 안에 담긴 감정의 결이나 철학이 느껴질 때 마음이 움직입니다. 예술은 결국 ‘전달’이라고 생각해요. 광고든 공연이든, 누군가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다면 이미 그건 예술이죠.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새로운 무대나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 춤추고 싶어요. 70세가 되어도 무대에 서고 싶고, 배틀에도 나가고 싶어요. 나이는 숫자일 뿐, 마음이 움직이는 한 저는 계속 움직일 겁니다. 그리고 제 철학과 감정을 담은 작품들을 꾸준히 만들고 싶어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나의 인생을 기록하는 작품’ 같은 무대들요. 춤으로 저 자신을 써 내려가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과 매드클럽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매드클럽 독자 여러분, 만나 뵙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저는 춤을 통해 삶을 표현하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리듬과 흐름을 찾길 바랍니다. 삶이 흔들릴 때는 춤추듯 자연스럽게 흘러가 보세요. 그 안에서 분명 여러분만의 빛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베이비슬릭 (김지영) 댄서
국제대학교 엔터테인먼트학과 겸임교수, 대진대학교, 서울예술대학
인스타그램: @babysleek
유튜브: @babysleek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