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里仁〕 한 병사(兵士)의 소식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계절에
세월은 언제나 멈추지 않고 쉬지도 않고 도도히 우리의 인생에서 흐른다. 다시 돌아온 6월, 아픈 역사의 기억이 민족의 뇌리(腦裏)에 유난히 깊이 뿌리 박혀있는 시각(時刻)이다.
세계 유일(唯一)의 분단국가(分斷國家)! 이 표현은 우리 국민에게 늘 한쪽을 시리게 하는 슬픔이 된다. 휴전선(休戰線)을 그은 채 70여년이 넘게 시시각각(時時刻刻)으로 충돌을 하며 끝나지 않은 전쟁이 남과 북 사이에 존재하며 긴장으로 맞서는 형편에 때없이 북이 무슨 이유를 가지고 와서는 생떼를 쓰며 일으키는 갖가지 도발(挑發)에 느슨하게 대응(對應)하다 나라를 지키는 우리 국군(國軍)이 커다란 희생(犧牲)을 치르기도 하고, 발빠르게 대처(對處)하며 굳건하게 국민을 지켜 내기도 한다.
이 지난(至難)한 분단의 시간 속에 또 한편으로는 남북이 평화를 위한 협약(協約)도 만들어 보고, 경제적 도모(圖謀)도 꾀해보고, 스포츠와 문화의 교류로 왕래(往來)도 해보고, 심지의 양쪽의 정상(頂上)들이 몇 차례 열심으로 회담을 열면서 분위기를 조성해 가며 평화(平和)가 지속할 듯 하기도 했지만 모든 것이 끝이 나고 지금은 다시 제자리 걸음을 하며 단절(斷絶)되어 버렸다.
흐르는 역사(歷史) 앞에서 신뢰(信賴)할 수 없는 들쭉날쭉한 여러 국면(局面)이 끊임없이 펼쳐지는 가운데 북이 2020년 개성공단에 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무단(無斷)으로 폭파하며 재산상의 피해를 입혀도 씁쓸하게 참아주고 있는데, 요즘 어처구니 없고 상상(想像)도 할 수 없는 비열(卑劣)한 방법을 동원해서 오물(汚物) 풍선을 만들어 자꾸 남쪽으로 날려보내며 우리를 불쾌하고 불편하게 헤집고있다.
정상적(正常的)인 정부나 국가에서는 도저히 행할 수 없는 전략(戰略)이고 전술(戰術)이다. 믿고 싶지않지만, 참으로 북한을 움직이는 리더십들의 수준이 이정도 밖에 안되는지……
저급(低級)하고 하찮은 도발이지만 안이(安易)하게 또는 무슨 철없는 아이 보듯 치부(置簿)하며 단순하게 대처해서는 안된다. 우리 정부는 대단한 무기를 쓰지않더라도 주도면밀(周到綿密)하게 살피고 따져 확실한 방법으로 경고(警告)하며 응징(膺懲)하여 이런 치졸(稚拙)한 행동을 멈추게 해야하며 우리나라의 국방력(國防力)을 든든히 강화(强化) 해야하는 것이다.
오래전 우리는 국가 방위에 관해서 안일한 의식(意識)으로 대처하다가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의 거침없는 공격을 당하며 돌이킬 수 없는 민족상잔(民族相殘)의 아픈 전쟁을 격지 않았던가!
모든 국민이 통일(統一)을 외치면서도 좌우(左右)로 나뉘어 다투며 남과 북으로 분열된 채 상처 입어가던 상황에 자유(自由)를 앗아가려는 김일성의 야욕(野慾)이 불타올라 일으킨 한국전쟁!
당면(當面)했던 그 현실을 참을 수 없어서 풍전등화(風前燈火)에 놓인 조국(祖國)을 지키기 위해 젊은 청년들이 심지어 어린 소년들도 합심(合心)하여 전장(戰場)을 향해 몰려갔고 또 우리를 알지도 못하는 세계의 수 많은 젊은 용사(勇士)들이 함께 싸워주었기에 마침내 오늘에 이르는 우리나라를 무사히 지켜내었다.
자유로운 대한민국(大韓民國)을 수호(守護)하려는 결기(決起)가 넘쳐나며 분기탱천(憤氣撑天)하여
총을 든 그들이 전쟁터에서 남과 북의 통일을 꿈꾸며 죽음을 각오한 채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는
굳건한 의지(意志)가 있었던 것이다.
세월의 강을 건너며 그때의 마음을 읽어내게 하는 한 병사(兵士)에 관한 소식이 있었다. 한치 앞도 예상(豫想)할 수 없는 치열(熾烈)했던 전쟁터 백마고지 비무장지대(DMZ)에서 몇 년 전 ‘총을 겨누는 자세로 한국전쟁 전사자의 유해가 발견’ 되었다는 짧은 단신(短信)이 매스컴을 통해 들려왔을 때 조국을 사수한 그의 헌신(獻身)적인 마음가짐과 행동을 떠올리며 고귀했던 희생에 다시 머리를 조아리기도 하였다.
공포(恐怖)스럽고 두려운 현장(現場)에서 목숨을 잃어버릴지 모르는데도 흐트러짐없이 자기의 위치에서 군인의 자세를 고수(固守)하며 나라를 지키다 산화(散花)한 우리의 용감한 군인!
아마, 그가 총상(銃傷)을 입고 쓰러지며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 이젠 끝이구나 하는 절절한 마음이었을 것이고 멀리 두고 온 고향, 가족 그리고 어린 자녀들이 떠오르며 그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었을 것이며 염원(念願)을 담은 생각도 전(傳)하고 싶었을 것이다.
死去元知萬事空(사거원지만사공) 죽고나면 세상 모든 게 아무것도 아님을 알지만
但悲不見九州同(단비불견구주동) 조국의 통일을 내 보지 못함이 슬플 뿐이구나
王師北定中原日(왕사북정중원일) 우리 군대 북녘 땅 되찾게 되는 날이 오거든
家祭無忘告乃翁(가제무망고내옹) 집안 제사 때 잊지 말고 아비에게 꼭 알려다오
(〈示兒〉얘들아 보거라/陸游)
참으로 셀 수 없는 헌신(獻身)과 목숨의 희생(犧牲)이 있었지만 6.25전쟁은 끝내 이 땅에 한스런 휴전선을 그으며 이렇게 막막히 세월을 보내면서 아직도 남과 북은 서로를 향해 총을 거두어들이지 않고, 여전히 전쟁은 종식(終熄)되지 않으며 ‘통일’은 요원(遙遠)하고 생경(生硬)하기만 하다.
해마다 유월(六月)이 오고 또 가는데 조국을 수호하다 가신 님들의 간절(懇切)한 바람인 남북통일을 우리는 언제나 이룰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