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里仁〕 지금 누구를 바라보며 가고 있습니까

2024-11-05     장성미 칼럼니스트
출처 픽사베이

중국대륙을 지배하며 한 때 강성했던 국가 한(漢)이 번영해 가면서 ‘문경지치(文景之治)’라는 태평성대에 백성에게 가혹한 억압과 형벌을 가하는 권문세가(權門勢家)들의 만행이 속속 알려지자 젊은 신하 가의(賈誼)는 중국에서 최초의 통일국가였던 진(秦)의 성패득실(成敗得失)을 거울삼아 나라가 오랫동안 안정되고 걱정 없고 평화롭기 위해서는 민심(民心)을 돌아보고 살펴서 개혁(改革)해야 한다고 상소(上疏) 하였다.

진시황은 자신에게 만족하며 다른 사람의 가르침을 구하지 않고 허물도 고치지 않았다. 2세는 그 잘못을 물려받은 채 바꾸지 않고 잔인하고 가혹하게 화(禍)를 가중시켰으며 그의 아들 자영은 친족이 없어 위험에 처해도 도울 사람이 없었다. ………이 때 정세를 파악하고 깊이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는 재주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없는게 아니었지만, 그들이 성심껏 충성을 다하여 군주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한 것은 금(禁)하는게 많은 풍조라 충성스런 간언(諫言)을 마치기도 전에 죽임을 당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천하의 인재들은 귀 기울여 듣기만 하고 두려움에 발을 오그리고 서서 입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세 군주가 길을 잃어도 충성스런 신하는 감히 직언하지 못하였고 지혜로운 사람도 용기있게 생각을 내지 않아 세상이 이미 어지러워졌는데도 황제가 몰랐으니, 어찌 애통하지 않으리!

(秦王足己不問, 遂過而不變. 二世受之, 因而不改, 暴虐以重禍. 子嬰孤立無親, 危弱無輔. …… 當此時也, 世非無深慮知化之士也, 然所以不敢盡忠拂過者, 秦俗多忌諱之禁, 忠言未卒於口而身爲戮沒矣. 故使天下之士, 傾耳而聽, 重足而立, 拑口而不言. 是以三主失道, 忠臣不敢諫, 智士不敢謀, 天下已亂, 姦不上聞, 豈不哀哉! 〈過秦論〉발췌/ 賈誼)

어느 시대나 리더십이 처음 자기 분야의 제일선(第一線)에 서서 출발 할 때는 스스로 몸도 마음도 또한 주변도 꼼꼼히 돌아보며 경계심(警戒心)을 늦추지 않는다. 하지만 세월이 가며 익숙함에 물들면서 초심(初心)을 놓쳐버리고 현재 가진 힘과 위치가 영원한 듯 마냥 빠져들면서 그 자리에서 수행해야 할 임무와 역할을 시시때때로 자각(自覺)하지 못하는 오판(誤判)을 범하게 되기도 한다.

리더십이 되어 한 분야를 경영하는 지도자들은 다양한 견해를 수렴하기 위해 귀를 열어 열심히 듣고 사심(私心)을 버리고 공익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야하는 것이 불변(不變)의 진리(眞理)와 같은 것이다.

특히 나라를 책임지고 앞장서는 리더십이 되겠다는 사람들은 스스로 경계하며 함부로 마음을 내려놓지 않아야 하고 더더욱 역사(歷史)에 남겨진 포폄(褒貶)을 거울삼아 가리고 따지는 것에 절대로 게으르거나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지금 이 정부가 외교적 성과(成果)를 어느정도 거두며 나라 밖의 평가에 대해서는 긍정적 점수를 얻고있지만, 나라안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은데 무슨 큰 이슈도 아닌 당정(黨政)의 갈등과 유연하지 못한 서로의 관계로 꼴사나운 모습을 드러낸다.

왜? 권력의 중심은 옹기종기 몰려와 무슨 이익을 구하려는 무리들을 분별하여 솎아내지 않으며, 마치 가족을 우선으로 지키기에 급급해 하는듯한 자세를 취(取)하며, 다시 고민해야 하거나 옳지않거나 잘못된 일에 관한 중론(衆論)에 대해서 진지하게 듣지 않으려 하고 소통(疏通)하지 않으려 하는 것일까?

저 진(秦)의 영정(嬴政)이 최초로 중국을 천하통일하고 시황제(始皇帝)가 되고 국가의 제반(諸般) 기능을 정비하면서 안정을 꾀하며 장구(長久)할 듯 하다가 자고(自高)하며 자신의 업적에 취(醉)하여 충신(忠臣)들의 간언(諫言)을 물리친 채 어두워진 눈과 귀를 가지고 불통(不通)의 자세로 무작정 가다가 어떻게 되었는지 역사를 통하여 보지않았는가!

역사라는 것! 흐르는 시간 속에 굳어진 화석(化石)이 아니다. 굽이굽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셀 수 없는 사건과 사람의 삶에 그 시대가 반영되고 축적된 것이기에 언제나 우리를 일깨우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오늘도 본(本)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 정권(政權)을 참을 수 없어 탄식(歎息)하며 좀 잘해보라고 다른 선택을 해준 국민들이 어떤 바램으로 이 정부(政府)를 세워주었는지, 역사에서 어떻게 평가될지를 겸허(謙虛)하게 되짚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