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里仁〕 생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다림줄을 가졌는가

2024-12-23     장성미 칼럼니스트
출처 픽사베이

시간은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쉼 없이 가며 올해도 벌써 12월! 한 해가 갈무리되는 때 매듭지어야 할 일과 여러 생각으로 일상(日常)이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형편이 이렇지만 인생을 잘 엮어가려면 망중한(忙中閑)의 시간이 우리에게 때때로 필요하다.

세상에 온 사람들은 자신과 가족 또는 이웃의 복(福)된 삶을 이루기 위하여 계획하고 도모(圖謀)해 가며 달성(達成)되는 목표에 생(生)의 의미를 부여하고 희열(喜悅)을 느끼며 품었던 바램이 하나씩 성과를 보이면 다시 새로운 시도(試圖)를 덧하며 살아간다.

이렇게 지나가는 인생의 길목에서 앞뒤좌우를 살피고 둘러보며 때로는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것도 타인(他人)과의 관계나 나눌 것도 자꾸 미루거나 심지어 잊은 채 속히 목표에 이르기 위하여 앞을 향한 줄달음질에 많은 이들이 바쁘고 급급하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젊음이 만개(滿開)하는 시절에는 개개인에게 주어진 삶의 숱한 과제에 짓눌려서 때로는 풀어야 할 문제가 끝도 없이 쌓여 있는 거 같아서 아니면 현실이 만만치 않아서 조급함과 서두름에 사로잡혀 마음과 정신을 다 쏟기에 간혹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무심(無心)히 한편에 버려두고 간다.

이미 그런 삶의 방식(方式)에 익숙하고 굳어져 인생이 무르익는 나이에 들어서도 앞을 향해 치닫는 경주마(競走馬)처럼 결승선에 가장 먼저 다다르려는 생각이 가득하여 하염없이 달리기에 많은 사람들이 잘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짚어보려고도 않고 쫓기듯 하루하루의 시간을 흘려 보내며 그저 살아가기에 여념(餘念)이 없다.

그러나 인생은 한번 가고 나면 그만이기에 이웃에게 벗에게 가족에게 나에게……

때에 맞게 해야 할 것 누려야 할 것 함께해야 할 것과 베풀어야 할 것을 적절하게 실천하며 살아간다면 생의 여정(旅程)은 풍요롭고 그리고 잘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무게가 여전하고 비록 세상돌아가는 이 세월이 버겁겠지만 끝을 향해 저무는 2024년을 보내면서 내일을 살아가기 위하여……

나이를 떠나 인생이 자칫 탐욕으로 돌이킬 수없이 망가지고 무너지지 않으려면 우리는 나름대로 보기도 하고, 듣기도 하고, 경험하고 격어 온 것들을 통하여 가야 할 길과 더 이상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가리고 선택해야하지 않겠는가?

또한 이웃과 함께 잘살아가는 세상의 일원(一員)이 되기 위해 열매 맺지 못할 말을 함부로 뱉지말고 편협(偏狹)한 생각은 떨쳐내고, 언제든 사랑의 인사를 서로가 나눌 수 있게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잠시 분주함을 멈추고 차분하게 나의 시간을 가져봐야 하지 않을까?

人生無根蔕(인생무근체) 사람의 삶은 뿌리가 없어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날리는 길에 먼지 같고

分散逐風轉(분산축풍전) 흩어져 바람 따라 떠다니니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이미 한결같은 존재가 아니네

落地爲兄弟(낙지위형제) 이 세상에 온 누구나 형제인데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어찌 살붙이만 가까이 하리

得歡當作樂(득환당작락) 기쁜 일 생기면 즐거워하며

斗酒聚比隣(두주취비린) 한 말 술로 이웃과 어우러지세

盛年不重來(성년부중래) 젊은 날은 돌아오지 않고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한날에 새벽은 다시 올 수 없어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살아가는 동안 때에 맞게 힘쓰세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니

〈雜詩〉/陶淵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