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숫자 '11'에서 출발한 감정 서사
각자의 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의 현실을 담담하게 노래
가수 유미와 베이시스트 박영신이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MMRD가 11월 신곡 ‘각자도생’을 발표했다.
MMRD는 록·발라드 기반의 서정적 사운드를 바탕으로 ‘감정의 시간’을 기록하는 음악 프로젝트다. 두 사람은 매달 하나의 감정 테마를 정해 새로운 싱글을 공개하며 월간 프로젝트 형태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신곡은 ‘11’이라는 숫자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하나였던 ‘2’가 갈라져 결국 1과 1이 되는 형상에서 출발해,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두 사람이 각자의 길로 돌아서는 순간을 담담하게 포착했다.
‘각자도생’은 관계의 끝에서 밀려오는 감정의 잔재보다, 이미 정해진 결말을 직선적인 언어로 마주한다. “서로의 끝에 서 있다”, “각자의 길로” 같은 문장은 되돌릴 수 없는 거리감을 상징하며, 후렴구 “그만하자 사랑도 후회도 이젠 / 그만하자 미움도 희망도”는 소모 끝에 도달한 단호한 이별 선언처럼 들린다.
사운드는 미니멀리즘에 기반했다. 기타와 베이스를 중심으로 한 잔잔한 구성에 유미의 절제된 보컬이 더해지며, 감정을 과하게 끌어올리기보다 ‘비어 있음’과 ‘정적’의 여백을 강조한다. 장식적 표현을 배제하고, 이별의 마지막 장면만 또렷하게 남기는 방식이다.
유미는 “11월이라는 숫자는 유난히 차갑고 선명한 느낌이 있었다”며 “둘이었지만 결국 1과 1로 서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고 싶었다. 누군가를 떠나보낸 뒤 제자리로 돌아오는 일은 잔인하지만, 삶은 결국 각자도생으로 흘러간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MMRD의 11월 싱글 ‘각자도생’은 주요 음원 플랫폼에서 감상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