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인스타에 프로듀서 ‘박진영’의 인생 철학이 날라들었다. ‘꿈은 중요하지 않다. 하루 하루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재능이 꿈을 이루어 주지 않는다. 과정이 결과를 만들고 태도가 성과를 낳는다.‘ 그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꿈이 중요하지 않다니 납득하기 어려웠다. 순간의 재능과 태도가 과정을 만들고 그것이 모여 성과를 이루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매순간을 버텨내며 앞으로 전진하는 숨은 에너지는 다가올 날에 이뤄낼 것에 대한 소망이다. 그 기대가 몰입과 집중력으로 이어져 하루가 되고 쌓여 인생이 된다. 불빛을 따라 몰려들다 차창에 부딪혀 생을 마감하는 하루살이나 하루종일 고개를 처박고 꿀꿀대며 먹이만을 탐하는 돼지와 인간이 다른것은 도달할 삶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꿈이 없는 자가 어떻게 매순간을 전속력으로 달릴 수 있겠는가? 

영화 ‘퍼펙트데이’에서 새벽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세수를 하고 트럭에 올라 엑셀을 밟으며 도쿄의 화장실을 청소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주인공의 반복된 일과를 지탱해 준 버팀목은 화분에 물을 주는 아침과 나뭇잎 사이의 햇빛을 사진으로 남기는 점심과 시원한 생맥주와 함께 하는 저녁의 순간들이었다. 백댄서였던 박진영도 그렇게 자신의 꿈을 향해 다가섰을 것이다. 삶의 곳곳에 기대감을 배치해라. 하지만 그것이 과해지면 나타나는 부작용도 있다.   

기대감이 자본주의와 만나 신분 상승의 욕망으로 변질될 때다. 행복과 성취의 순수한 소망이 소유욕과 과시욕으로 타락한 것이다. 돈 때문에 싸우는 사람들은 서민이 아니다. 금싸라기 땅에 사는 자들이다. 그들이 두른 명품은 따라올테면 따라와보라며 영롱한 빛을 발하는 합법적 신분증이다. 그들은 소시민은 엄두 못 낼 취향으로 자신들의 성곽을 쌓고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한다. 영화 '기생층'이 그려낸 지하층과 반지하와 지상층의 구도가 그것이다. 그들의 세계에 편입되려는 하층민의 측은한 시도는 운전이나 제대로 하라는 윽박지름이나 궁색한 냄새가 난다며 코를 움켜잡는 가진자의 넌덜머리에 좌절된다. 가질수록 더 갖고 싶은 기대감의 특수성에 대비해라.

사이버 공간에도 유사한 부작용이 범람한다. 가상의 현실 속에 방을 꾸며놓고 '좋아요'나 '엄지척'을 기다리며 웃고 우는 모습들이 그것이다. 소셜 미디어가 '도파민에 의한 단기 피드백의 올가미(short-term copamine-driven feedback loop)효과‘로 심리적 부작용의 온상이 됐다지만, 잘쓰면 서로의 관심사를 나누는 연대와 결속의 공개장이 되어 피곤한 세상사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거리에 나서면 알리라. 실제로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소셜 미디어의 친구들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라. 기대감은 통제되고 조절될 때 궤도를 이탈하지 않는다.

다시 종강이 왔다. 하지만 여전히 공부하는 삶을 기대한다. 공부는 새로운 모습으로 매일을 사는 좋은 방법이다. 무언가를 깨달아 새것으로 채우는 순간 이전의 내가 아닌 것이다. 어느 책제목처럼 좀 삐딱해도 괜찮고 부족해도 괜찮다. 하지만 괜찮다, 그래도 괜찮다며 멈춰서진 말자. 걷는 자가 아니라 걷기를 멈춘자가 피로한 법이니까. 기대감으로 나아가자. 기대감이 우리의 운명을 바꾼다.

저작권자 © 매드클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